안녕하세요.
현대차그룹이 4족 및 2족보행 로봇으로 유명한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기로 하였습니다.
과연 이 결정이 잘한 것인지 미래가 되어야 알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 결정이 잘한 것인지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보스턴 다이나믹스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4족(강아지모형) 또는 2족(사람) 보행로봇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육군의 전투지원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서 4족로봇이 제작되었으나,
전장에서 사용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갑차가 더 효율적으로 판단되었나 봅니다)
이번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술이 어떤 쪽으로 특화되어있는지 특허를 찾아보겠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서 구글에서 특허만을 검색할 수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링크 : patents.google.com/?assignee=Boston+Dynamics%2c+Inc.&oq=Boston+Dynamics%2c+Inc.&sort=new
대부분이 넘어짐 방지(slip recovery, prevent / balace controlling) 또는 액추에이터와 관련이 되어있습니다.
결국에는 주요한 기술은 로봇이 넘어지는 장애상황을 방지하여 목적지에 까지 다다르게 하는 무결성을 추구하는 것이 이 기업의 핵심기술로 보입니다.
현대차그룹에서 인수하기에는 자동차와는 동떨어진 기술인데, 왜 인수하려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그렇다면 구글과 소프트뱅크는 왜 인수했었던 것이고, 왜 매각하였던 것일까요?
먼저, 구글의 M&A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여느 업체들과 같이 훌륭한 개발팀을 통째로 인수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SNS 서비스와 같이 고객을 한꺼번에 흡수하기 위해 비싼돈을 주고 오버슈팅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부분이 잘 모르시는 IP(지적재산권) 때문에 M&A를 시도합니다.
과거 모토롤라를 통해서 대규모 IP를 획득하였고, 이 IP를 통해 MS나 Oracle, 삼성전자 등과 대결을 하거나 연합을 맺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모토롤라를 인수한 후 휴대폰 출시를 하는것 아니냐고 했지만, 결국에는 픽셀을 자체개발을 시도해본 이후에는 바로 휴대폰사업부문을 중국 HTC에 재매각해서 원하는대로 모토롤라의 IP만 잘 챙겨갔습니다.
구글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구글은 HW회사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로봇 기술력이 좋은 회사를 여럿 인수하였고, 그 IP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경쟁자를 제거하거나 공격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2개의 기사는 구글의 IP전략을 볼 수 있는 기사입니다.
구글은 한꺼번에 여러개의 로봇회사를 인수하여 IP와 개발팀을 인수하여,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벽을 쌓고 있습니다. IP가 조금 어렵다면, 최근 넷플릭스가 여러 컨텐츠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투자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만들어 소비자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락인(lock-in) 시키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구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 반년 만에 로봇 업체만 8개 사들여 ( www.itworld.co.kr/news/85165 )
- Google 특허 포토폴리오 전략 ( www.e-patentnews.com/5647 )
구글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매각하려고 했을때, 소프트뱅크는 구글이 처음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했던 이유처럼,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술력을 보고 활용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인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나,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기술력은 있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 기술이 범용적이지 않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글과 소프트뱅크 모두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매각하게 되었고, 적어도 구글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IP를 대거 챙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하였을까요?
역시나 소프트뱅크와 같은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무장애에 가까운 로봇기술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으로는 자동차를 옮길수도, 제조 자동화로봇도 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제조는 한 치의 실수라도 발생하면 불량품이 되는데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술을 불량품 생산을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로봇이 궤도를 이탈하지 않게하는데 있습니다. 뜨개질을 잘하는 것과 넘어지지 않는 것은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의 차원이 아닙니다.
작년쯤, 테슬라가 공장을 설치하고 대량생산을 진행하다가 한차례 셧다운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공정상의 오류로 인해서 불량이 지속 발생하여 불량품을 대량생산하여 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셧다운하고 오류를 찾아서 해결한 이후에야 생산을 재개하였고, 결과적으로 성공하여 점차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흑자로 돌아서게 되었습니다.
현대차의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가 제조 자동화를 위한 것이라면 인수비용만큼의 실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IT분야로 예를들면 빅데이터 사업을 하겠다며, 인프라센터를 인수한 후에 인프라센터 인원에게 빅데이터 플랫폼을 만들라고 하는 격입니다. 비IT분야의 사람들보다는 이해도가 있지만, 빅데이터 사업을 하려면 데이터과학자나 개발자를 채용하여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데, 인프라센터를 인수후에 진행한다는게 엄청 먼길을 돌아가는 격이고 성공할 것 같다는 확신도 서지 않습니다.
다른 매체 (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2/11/2020121102092.html ) 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1992년 설립되어 2013년에 구글, 2017년에 소프트뱅크에 인수되었지만 구체적인 사업성과를 낸 적이 없는 회사입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먼저 물류로봇 그리고 향후 서비스로봇으로 넓혀가기 위해 인수했다고 하는데 물류쪽에는 더 좋은 로봇들이 많이 있습니다.
영국의 Ocado사의 fulfillment robot, 미국 Amazon의 Kiva, 중국 JD.com의 택배분류 로봇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제조자동화 로봇도 일본의 화낙(FUNAC), 독일의 쿠카(KUKA) 등이 존재하는데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인수한 것은 즉시전력감을 영입한 것이 아니라 매우 아쉬워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로봇이 국내에 돌아다니기에는 인구밀도가 너무 높은게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2호선을 같이 탈 수 있을까요? 인천공항에서 출입국수속을 같이 받을 수 있을까요?
다른 좋은 기업을 두고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 매우 아쉽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이니 한 번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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